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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28 비스트 대학내일 521호 '정글에서 살아남는 법' 큐브엔터테이먼트 대표 홍승성인터뷰 (비스트 관련 부분만 발취)


정글에서 살아남는 법
머리부터 발끝까지 핫이슈라지만 원더걸스의 멤버였던 현아만 눈에 들어왔던 포미닛,
어디선가 본 듯한데 기억은 나지 않는 남자애들이 ‘뱃걸’을 외치며 등장했을 때 또 아이돌이구나 했던 비스트.
그런데, 웬걸. 하나같이 매력덩어리들이다. 이 매력덩어리들을 발굴해 아이돌 정글의 강자로 만들어낸 장본인, 바로 큐브엔터테인먼트의 홍승성 대표다.
사실 그의 매니지먼트 경력은 무려 20년. JYP 설립부터 함께하고 대표이사로 지내며 비, 원더걸스, 2PM을 키워내는 등 엔터테인먼트계에선 이름깨나 알려진 제작자다.
JYP에서의 10년을 뒤로 하고 큐브로 독립한 지 2년.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지 못하면 사라지고 마는 잔인한 무대 뒤에서 가수와 함께 살아남은, 살아나갈 그의 이야기다. (중략)


핫한 ‘포미닛’, 짐승 쇼크 ‘비스트’
(중략) 1년이라는 시간이 짧아 보이지만 20년의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에 남들보다 빠르게 준비할 수 있었다.
“어떤 게 필요한지 아니까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던 거죠. 자금과 시간, 시스템 이 세 가지가 중심인데, 자금은 투자자가 있고,
시스템은 노하우가 있으니까 시간을 단축할 수 있던 거예요.” 오랫동안 매니지먼트 일을 한 그답게 홍 대표의 인력풀은 굉장하다.
옆 건물 지하에 자리한 녹음실에는 신사동호랭이, 이상훈 작곡가가 작업을 하고, 큐브 뮤직에는 작곡가 지망생, 작곡가 300명이 가입돼 있다.
“사실 이 바닥을 모르면 뭘 갖춰야할지부터가 막막하거든요. 어떤 걸 갖춰야 하는지 시스템만 알고 있으면 시간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아요.
현업에 있던 친구들도 많이 데려왔고, 5~6년 이상 경력을 가지고 있던 친구들이라 신인개발, 보컬, 연기, 마케팅 등의 각 분야를 금방 구축할 수 있었던 거죠.”

포미닛이 성공하고, 걸그룹에 이어 보이그룹도 이어서 내보냈다. 이력도 다르고 개성도 다른 여섯 멤버가 모인 비스트.
비스트라는 이름답게 짐승 뺨치는 기세로 인기몰이를 했다. “비스트 멤버들은 고생을 많이 한 친구들이에요. 2등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던 아이들이죠.
리더 윤두준, 막내 손동운은 JYP에서 연습생 시절을 함께 보냈던 2PM, 2AM이 데뷔해 성공하는 걸 뒤에서 지켜봤고,
장현승는 빅뱅 최종 멤버에서 탈락했고, 용준형은 그룹 씽에서 활동했고, 양요섭은 여기저기서 오랫동안 연습생으로 있었고,
이기광도 오랜 연습생 기간을 거쳐 솔로 AJ로 활동했다.

다들 아픔이 있고 서러움이 있었죠. 전 이 아이들을 1등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물론 각자의 소속사가 있었고, 다른 사연을 지닌 아이들이라 아이들이 생각하는 조합을 맞추기란 쉽지 않았어요.
그 전에 있던 회사에서 잡은 이미지도 있었고, 실패했던 경험들도 있어서 쉽게 다가오고 다가가지 못하는 아이들이었어요. 저만 믿고 선뜻 올 순 없는 거니까요.
그래도 아픔을 가진 아이들을 성공시켰을 때의 감동과 보람을 떠올리며 아이들을 모았죠.  사실 준형이랑 요섭이는 제 생각과 다른 것 같아 내보내 보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여기 아니면 갈 데가 없다, 다시 꼭 돌아올 테니 그 땐 받아달라고 할 정도로 열정적이었어요.
아이들이 가진 열정, 아픔을 겪고 일어나기 위해 기울인 노력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비스트가 있을 수 있는 것 같아요.


트렌드 읽는 ‘매의 눈’
요즘 아이돌 가수는 바쁘다. 음악 방송 나가 노래하는 건 기본, 예능에 나가 망가지기도 하고, 드라마·영화에 출연해 연기도 하고, 뮤지컬 배우로 변신하기도 한다.
큐브에서도 포미닛 현아가 청춘불패(KBS)에 출연했었고, 비스트 윤두준은 일요일일요일밤에(MBC) ‘단비’, 이기광은 ‘뜨거운 형제들’에 출연 중이다.
“한국 가요계가 디지털음원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가수 인지도가 중요해졌어요. 월정액이라는 게 도입되니까, 한 달에 일정 금액만 내면 모든 곡을 다운 받을 수 있으니
아는 가수 음악이 나오면 그 음악이 꼭 듣고 싶은 게 아니라도 다운 받을 수 있는 거죠. 인지도를 쌓으려면 노래만 해서 될 게 아니라 이것저것 해야죠.
그래서 예능에 출연하는 거예요. 대중 가수니까 시대에 따라갈 수밖에 없어요. 요즘 대중들은 항상 멋있고 예쁜 사람만 좋아하지 않아요.
한 번쯤은 망가져도 줘야 친근감을 느끼고 가까워질 수 있는 거죠. 사실 연예계 사람들이 특별한 게 아닌데 대중들은 화려한 삶을 사는 특별한 존재들로 생각하니까요.
그냥 사람이에요. 연예인도. 그걸 보여주는 거죠. 그래서 예능에 나가서 다른 모습들을 보여주는 거죠.”
예능에 나간다고 다가 아니다. 괜히 나갔다 이미지만 버리면 낭패니까. 대중들이 원하는 트렌드를 읽어내야 대중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요즘 예능 트렌드는 ‘그룹화’예요. 강심장, 세바퀴, 뜨거운 형제들, 청춘불패 다 그룹이잖아요. 그냥 아이돌 그룹들만 봐도 커졌고요.
한 세 명만 나와도 이제는 무대가 비어 보여요. 그런 변화와 트렌드를 읽고, 거기에 맞춰서 나가는 거죠.”

큐브도 예능에 점점 발을 넓히고 있는데 연기 쪽은 아직 소식이 없어 슬쩍 물으니
“연기 같은 경우엔 기본적인 연기 레슨을 다 받고 있어서 맞는 캐릭터가 주어지면 진출할 수도 있겠죠”라고 자신있게 답을 내놨다.
“언제든지 투입되면 잘 해낼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게 중요한 거라 생각해요. 연기력도 없는데 가수 인지도로 연기를 시작한다면 그건 100% 실패해요.
덜컥 시도했다가 가수 이미지까지 버릴 수 있으니까요. 완벽한 준비와 딱 맞아떨어지는 캐릭터가 있다면 연기에도 도전할 수 있어요.”

포미닛은 두 번째 미니앨범 ‘HUH’로 활동 중이어서 자주 볼 수 있지만, 비스트는 예능 출연 멤버들을 빼곤 볼 수 없는데, 7월 말쯤이면 다시 볼 수 있단다.
“비스트 팬이 10만을 넘어서서 7월 말 컴백에 맞춰 해외 팬도 참여할 수 있는 1만 명 규모의 글로벌 쇼케이스를 열 계획이에요. 여자 솔로도 데뷔 준비 중에 있고요.
음악 시장이 텀이 짧아져서 빨리 빨리 컴백하는 분위기지만 아이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다음 앨범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철저한 준비를 강조하는 홍 대표의 매니지먼트 철칙은 교육. 교육으로 속까지 꽉찬 명품 아티스트를 만드는 게 목표다.
큐브는 아직 학생인 멤버들의 학교 교육에도 신경 쓰면서 회사에서의 트레이닝, 연습은 기본이고, 매달 강사들을 초빙해 인성 교육, 성 교육도 한다.
“가수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대중의 주목을 받는 사람들이니까 기본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아이들이 정말로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요. 당장은 눈에 안 비쳐도, 시간이 지나고 아이들이 자라면서
교육받은 것들이 몸에 배서 의도하지 않아도 바르고 배울 점이 있는 아티스트가 됐으면 좋겠어요.
어린 아이들이니까 가수로서 성공시키는 게 다가 아니라 올바르게 성장시키는 것도 회사의 책임인 거죠.”

투명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엔터테인먼트계에서 가장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게 계약 문제다.
비도 소속사를 옮기면서 잡음이 많았고,사실상 해체한 동방신기만 봐도 계약 문제는 연예계의 오랜 문제임을 알 수 있다.
“20년 이 일을 하면서 느낀 건, 계약 문제를 해소하는 방법은 회사가 깨끗하게 오픈하는 것밖에 없다는 거예요. 부모, 아이들이 다 알고 있어야 해요.
큐브는 매달 부모님들 모시고 설명회를 가져요. 회사가 아이들에게 얼마를 투자하고, 아이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요.
아이들에게도 항상 가수와 난 공통대표다, 여기가 소속사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얘기해요. 가수들은 목소리를 투자하는 건데 똑같은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가수도, 회사도 모두 책임감을 가져야 해요. 계약에서 가장 문제시되는 게 긴 계약 기간인데, 그것도 회사에서 합당한 이유를 제시하고 서로 합의하는 과정이 있어야 해요.
국내 시장에서 스타 되는 데만 빨리 잡아도 3~4년 걸려요. 그 다음에 해외마케팅을 해야 하는데, 거기에 또 시간이 걸리죠.
만약 더 많은 계약금 때문에 회사를 옮긴다면 옮긴 회사에서 다시 국내 마케팅 해야 하고, 해외 진출 준비까지는 또 시간이 걸려요.
그만큼 공백이 생기는 거죠. 동방신기를 보면 정말 안타까워요. 팬 수만 해도 80만이고, 일년 매출이 천억이 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럼 그만큼의 책임이 있는 거거든요.
회사도, 가수도. 애초부터 투명하게 공개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있어야, 어느 정도 스타가 되고 큰 수입을 거둘 때 수익 분배나 계약 조건들을 이해할 수 있는 거죠.”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꿈꾸는 홍 대표는 남들과는 다른 전략으로 해외 공략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 초 유니버설뮤직과 제휴을 맺고 아시아 동시 음반 발매를 할 수 있었다.
“해외 공략에서는 물론 실력이 우선이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게 현지 정보 교환이에요. 현지 문화, 시스템, 트렌드를 알아야 현지에 들어갈 수 있겠죠.
제가 직접 현지에 가서 뭔가를 다 해내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여러 나라들을 따로따로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빠르게 현지에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찾은 게 유니버설이었던 거죠. 유니버설은 모든 나라에 다 퍼져있고, 이미 유통망이 구축돼 있으니까요.
제가 직접 그 나라에 가지 않더라도, 여기서 모든 보도자료를 아시아 전체에 동시 릴리즈 할 수 있는 거예요.
직접 가서 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니까 훨씬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된 거죠. 또 굳이 우리 가수들을 현지화 시킬 필욘 없다고 생각해요.
현지화 시키려면 준비할 게 많아요. 그 나라 언어는 물론 실제 생활 언어도 알아야 하고, 문화적인 부분들까지 커버할 수 있어야 하니까.
해외에서 좋아해주는 건 K-pop이잖아요. 꼭 중국어로, 일본어로 노래할 필요는 없다는 거예요.”

살곳은 정글
최종 목표는 처음에 품었던 시스템이 튼튼한 엔터테인먼트 그룹을 만드는 것이라는 홍 대표. 글로벌 인재들을 발굴해 올바른 아티스트로 만들고,
가수들뿐 아니라 직원들도 큐브에서 성장해 큐브가 몸집이 커졌을 때 레이블로 나눠 큐브에서 담을 수 없는 음악들을 소화해 냈으면 한단다.
목표를 잃지 않되 계속 더 큰 꿈을 꾸는 것, 그것이 홍 대표가 정글에서 살아남은 방법이다.


출처 : http://www.naeilshot.co.kr/inter_view.asp?id=interview_main&mode=view&idx=247&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