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와 연기자의 영역을 넘나들며, 2013년 한 해를 그 누구보다 바쁘게 보낸 이기광과 윤두준. 그대 이곳에서라도 편히 쉬어요.
Q. <나일론>과 첫 만남이에요.
두준 어쩌다 아직도 <나일론>에 나오지 못했는지 아쉬워요. 이번에 저희가 커버 모델이죠? 그저 영광일 따름입니다.(웃음)
기광 비스트 멤버 모두가 아닌 이렇게 둘만 촬영하는 건 허전하지만, 그래도 <나일론> 독자와 만날 수 있어 기뻐요.
Q. 오늘은 가수보다 연기자에 초점을 맞췄어요. 인터뷰도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려고요.
두준 연기자라…. 사실 연기자라는 타이틀은 어색해요. 사진 찍는 것도 그렇고. 영상은 뭔가 연속되는 느낌인데, 사진은 셔터를 누르는 찰나에
제 모든 게 드러나는 것 같다고나 할까. 부담스럽지만 초심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해볼게요.
기광 가수로 데뷔했고, 연기는 해봤지만 아직 연기자로서는 이룬 게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색다른 콘셉트라 재미있는 촬영이 될 것 같아요.
Q. 조만간 둘 다 주연으로 연기한 드라마가 방영되잖아요. 벌써 네 번째 작품인데, 처음 연기하던 거와 달라요?
기광 <지붕뚫고 하이킥>은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작한 작품이라 어색했고 힘들었어요.
그래도 지금은 여러 작품을 하다 보니 그때보단 편하게 즐기고 있죠. 물론 연기는 여전히 어렵지만요.
두준 저도요. 저는 연기도 연기지만 처음엔 촬영 현장이 무척 낯설더라고요. 드라마를 찍을 때, 슛이 들어가면 기계음마저 다 사라지고 주변이 고요해져요.
상대방과 제 목소리를 제외하곤 적막이 흐를 정도로요. 그때 참 묘한 기분이 들죠. 긴장도 되고. 연기는 아직도 미숙해요.
그래도 계속 기회가 주어지는 것에 감사하고 있답니다.
Q.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수식어는 어때요? 대중이 많은 관심을 갖는 만큼 부담감도 크지 않나요?
두준 당연하죠. 그런데 요즘엔 기존 연기자 못지않게 잘하는 분이 많아서인지, 색안경이 벗겨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열심히 노력하면 그만큼 좋은 결과도 나오는 거니까. 결국 자기 하기 나름 아닐까요?
기광 맞아요. 원래 가수였는지 연기자인지 모를 만큼 리얼 연기하는 분이 많더라고요. 점점 편견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봐요.
저 역시 드라마를 찍을 때마다 '나는 진짜 연기자다. 프로다'라며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시작하죠.
Q. 오랜 무명 생활을 거친 연기자는 아이돌 출신의 연기자보다 다른 방면으로 인생 경험이 많잖아요.
공식적으로는 얼굴이 안 알려졌기에 연애도 자유롭고, 가끔 타락도 해보고.
두준 경험에서 나온 연기를 한다는 것. 아직은 연기 생활이 짧아서인지 거기까지는 고민을 못해본 거 같아요.
노하우를 더 쌓고 성숙한 연기를 할 때 와 닿지 않을까…. 그런 고충을 뼈저리게 느끼기에 아직은 미숙한 게 많죠.
기광 진짜를 경험해본 사람과 상상하는 사람이 하는 연기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그게 비중이 작은 캐릭터라도 말이에요.
사랑이건 이별이건 연애건, 경험이 많아야 더 풍부한 감수성을 갖고 좋은 연기를 하지 않을까요?
Q. 그러면 혹시 회사 모르게 그런 경험을 쌓으려고 노력한 적이 있나요?
기광 아뇨. 그런 건 아니에요.(웃음) 작품에 들어갈 때, 캐릭터나 배경이 비슷한 영화나 드라마를 최대한 많이 봐요.
다른 배우는 어떻게 연기했는지 반복해서 집중적으로 보면 큰 공부가 되죠. 그분들은 진짜 프로니까.
직접 경험은 못하더라도 그렇게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면 느끼는 게 많아져요.
Q. 롤모델이 있어요?
두준 너무 많은데.
Q. 한 명만 꼽자면?
두준 너무 어려운데. 음… 하정우 선배님! 무겁고 진중한 역할도 멋있지만, 영화 <러브픽션>에서처럼 가벼운(?) 캐릭터도
원래 본인의 모습처럼 리얼하게 연기해요. 막말을 많이 하는데, 그게 또 매력적이더라고요.
기광 각자 잘하는 부분이 다르니까, 한 명은 절대 못 꼽겠어요. 어떤 배우든 본받고 싶은 포인트가 다 다르거든요.
그런 걸 하나하나 제대로 배워서 모두 제 걸로 만들고 싶죠.
두준 (손가락으로 기광을 가리키며) 얜, 진짜 욕심쟁이에요.
Q. '저 역할은 꼭 내가 해보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 있어요? 최근 것도 좋고, 예전 것도 좋고.
기광 영화나 드라마는 아니고 '러브 스토리'라는 뮤직비디오인데, 비 선배님이 나오는 거예요. 제비인가? 하는 역할이었는데
개구쟁이 같으면서도 남자다운 모습을 동시에 표현하는 게 멋있었어요.
두준 <타짜>에서 유해진 선배님이 연기한 고광렬이요! 이 영화를 10번 정도 봤는데, 고니네 집에 대신 돈을 갖다 주러 가는 그 장면은 진짜
20번도 넘게 돌려본 거 같아요. 너무 웃겨서.(대답이 끝나고도 그는 한동안 배를 잡고 웃었다)
Q. 서로 다른 작품에서 연기했잖아요. 한 작품에서 같이 연기하면 어떨까요?
기광 <몽땅 내 사랑>에 카메오로 출연했어요!
두준 그때 진짜 웃겼어요. 앞에서 진짜로 아는 사람이 연기하는데, 너무 웃겨서 눈을 못 마주치겠더라고요.
한번 상상해보세요. 친엄마가 엄마 연기하는 것처럼 진짜 친구가 친구 역으로 연기하는걸.
Q. 남자 배우 투 톱으로 나오는 영화 <태양은 없다>나 삼각관계가 등장하는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 같은 작품은요?
기광 삼각관계는 진짜 안 될 것 같고…. 코믹물!
두준 진지해지면 큰일 날 것 같아요. 보기만 해도 웃겨서.
기광 생각만 해도 소름 돋아요. "내 여자라고!"
두준 (멱살 잡고) "이 자식이!"
Q. 얼마 전에 용준형 씨가 드라마 <몬스타>에 출연했어요.
두준 잠깐 봤어요.
Q. 연기 선배로서 모니터해줬어요?
두준 안 했어요. 서로 남을 평가할 입장이 못 되니까.
Q. 시청자 입장에서라 코멘트라도 해줄 수 있잖아요.
기광 놀리기는 하죠.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고 말하는 건 아니고, 어느 장면에서 나온 웃긴 대사나 표정 같은 걸로요.
두준 시청자분들은 아무렇지 않을 수 있겠지만, 저희는 거의 7~8년을 알고 지냈는데, 화면 속에서 전혀 다른 사람인 것처럼
연기하면서 멋있는 척하면 이상해요. 그래서 모니터는 안 해요.
Q. 연기에 대해 더 하고 싶은 이야기 있어요?
기광 어떤 캐릭터에 시시각각 몰입해서 연기한다는 게 항상 어려워요. 직접 해보니 뼈저리게 느껴지더라고요.
가수든 연기자든 훌륭하게 해내는 선배들이 참 대단한 것 같아요.
두준 제 생각을 기광이가 다 말해버렸네요.
Q. 그럼 이제 다른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쉴 때는 보통 뭐하고 지내요?
두준 축구해요.
Q. 예전에 축구 선수였다고 들었어요.
두준 발가락만 살짝 담갔죠. 지금은 기광이랑 같이 축구단을 하고 있는데, 얼마 전에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서….
기광 시즌 아웃됐어요!
두준 네. 몇 개월 동안엔 축구를 못하죠.(그는 이 말을 하며 조금 우울해 보였다)
기광 그래서 저 혼자 나가고 있어요.
Q. 기광 씨 축구할 때 응원하러 가세요?
기광 아뇨. 제가 국가대표도 아닌데 왜 보러 와요. 게다가 요즘 춥잖아요.
두준 그렇죠. 뭐 직접 뛰지 않으면 재미있는 경기는 아니니까.(웃음)
Q. 쇼핑도 자주 해요?
두준 네. 쇼핑 좋아하죠. 저는 거의 옷을 사요. 기광이는 옷도 옷이지만 액세서리를 엄청 좋아하고요.
오늘은 피곤한가? 왜 안 하고 왔지? 평소엔 손목이 철물점이에요. 쇳덩이(?)가 주렁주렁.
Q. 어떤 스타일 좋아해요?
기광 예쁜 건 다 좋아해요. 작년만 해도 편집 숍을 들락날락하며 신상품 체크하고 연락 오면 구경하고 그랬는데….
방송할 때나 화보 찍을 때, 늘 멋지고 근사한 옷을 입으니까 점점 눈이 높아졌죠. 저도 그렇고 멤버도 다 그렇고.
지금은 스트리트 브랜드건 디자이너 브랜드건 그냥 저랑 잘 맞느냐가 중요해요.
두준 나쁘게 보면 사치일 정도로 작년에는 심했어요. 멤버끼리 취향은 비슷한데 똑같은 걸 사면 안 되니까 먼저 예약하고.
그런데 우습게도 그렇게 구매한 옷들은 시즌이 지나면서, 트렌드에 뒤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입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젠 저만의 스타일을 찾아 쇼핑해요. 드디어 정신 차린 거죠.
Q. 술은 많이 마시는 편이에요? 저는 20대 중반에 많이 마셨는데.
두준 술을 마시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요. 가끔 공연이 끝나고 기분 내려고 마시기는 하지만 자주 마시진 않아요.
기광이는 잘 마시는 편인데, 몸 관리하느라 자주 안 마시더라고요.
기광 자주는 아니어도 친구들과의 술자리는 좋아해요. 쉴 때 혼자 있기보다는 가볍게 맥주 한두 잔 하면서 이야기하는 게 즐거워요.
Q.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기대했는데 아쉽네요. 그럼 남자로서 누가 더 매력적이에요?
두준 기광이죠.
기광 (웃음) 두준이….
Q. 그럼 서로 매력 3가지씩 이야기해줘요. 두준 씨부터.
두준 기광이는 귀엽고 섹시하고 잘생겼죠.
Q. 모두가 다 아는 거 말고.
두준 아… 순수해요!
Q. 순수해 보이는데?
기광 아니에요. 많은 분이 순수하게 안 보세요. 엄청 잘 놀 것 같은가 봐요.
두준 그런데 겪어보면 순수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말수가 적고 조용해요.
기광 예능 프로그램을 많이 해서 말을 잘하고 재밌는 스타일인 줄 아는데, 원래는 말하기보다 들어주는 편이에요.
두준 그래도 웃을 때는 박장대소를 하죠. 그런 과묵한 매력과 세 번째는 타고난 끼가 많아요. 배우는 습득력도 남보다 빠른 것 같고,
노래나 춤, 연기 등 타고난 게 많죠. '키만 컸으면 정말 완벽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눈치 보다가) 이만하면 키도 아담하고 좋죠.
기광 (웃음) 아…, 정말 웃기다. 감사합니다.
두준 '기광아, 네 키가 10cm만 더 컸으면 가요계를 평정했을 거야' 하는 이야기를 자주 해요.
Q. 키가 왜요? 얼굴도 작고 비율이 좋으면 됐잖아요.
두준 그렇죠. 저는 이런 반응을 원한 거죠.
Q. 이제 기광 씨가 두준 씨 매력을 이야기해주세요.
기광 우리 두준이는, 남성적인 외모와 달리 마음씨가 착하고 여려요. 그리고 장난기가 많아서 팀의 분위기 메이커도 담당하고,
재미있는 걸 참 좋아하는 친구예요. 다들 모르시는 거죠?
Q. 그렇죠. 저희는 직접 겪어보지 못했으니까.
기광 그리고 음… 강단이 있어요. 결정까지는 고민이 많지만 무언가 결정하고 나면, 추진력만큼은 대단해요.
두준 (웃음)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죠.
Q. 연예인이 되지 않았다면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이런 생각해봤어요?
두준 체육 선생님.
Q. 진짜 인기 많았겠다.
두준 아니에요. 연예인이 아니었다면 지금과 달랐겠죠. 성형 수술은 안 했지만 관리는 꾸준히 하니까요.
예전 사진과 비교해보면 스스로도 좀 달라진 것 같아요.
Q. 여고? 남고? 어디에서 하고 싶어요?
두준 남녀 공학요. 여고생들의 환호도 좋지만, 저는 남자 친구들과 같이 뛰고 운동하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기광 저는 그냥 평범한 대학생? 학교 다니면서 공부하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주말엔 친구들과 술도 마시면서 지냈을 것 같아요.
사실 중학교 3학년 때까지는 여느 학생처럼 지냈어요. 성적도 좋고 운동도 잘해서 어머니가 경찰이 되면 좋겠다고 하셨죠.
부모님의 뜻에 순응하며 지내다가, 몰래 오디션을 봐서 붙은 거예요. 연예인을 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해 부모님이 크게 당황하셨는데,
제가 해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더니 지켜봐주셨어요.
Q. 경찰도 잘 어울려요.
두준 드라마 <나도, 꽃!>에서 경찰 역할을 했는데, 제복이 잘 어울리더라고요.
기광 어린이 경찰 같던데?
Q. 인터뷰가 거의 끝나가요. 2014년 개인적인 목표랑 비스트 활동 계획은 세웠어요?
두준 이런 질문을 받으면 항상 답하는 거지만, 내년은 올해보다 더 많이 웃고 지내고 싶어요. 20대 중반이 그렇잖아요.
현실에 눈뜨면서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는 그런 시기. 친구들을 보면 취업 걱정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던데….
그냥 다들 많이 웃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기광 저는 한두 살 나이를 더 먹어가면서 느끼는 건데, 체력이 하루하루 달라지고 있어요.
두준 맞아요. 저도 햄스트링 부상당한 채 그냥 뛰다가 다쳤어요.
기광 연습생일 때는 새벽까지 연습하고 하루에 운동을 두 번씩 해도 안 힘들었는데, 이제는 한 번만 해도 힘들어요.
그래서 건강이 중요다는 걸 새삼 느끼죠. 그리고 두준이 말처럼 모두가 행복했으면 해요. 요즘 페이스북에 감성적인 글귀가 많이 올라오잖아요.
가을을 타서 그런가, 그런 문구를 보면 감수성이 예민해지고…. 돈보다 중요한 게 건강과 행복 아니겠어요?
Q. 비스트 컴백 일정은요?
기광 사실 다음 주 스케줄도 모르기 때문에….(웃음)
두준 구체적인 일정은 안 나왔지만 2014년에도 왕성하게 활동할 예정입니다.
Q. 마지막으로 <나일론> 독자들에게 한마디해주세요.
두준 12월은 언제나 특별해요.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있고, 눈도 많이 오고, 그래서인지 항상 설레요.
친구, 연인, 가족과 행복한 시간 보내고, 2014년에 <나일론>과 함께 더 풍성한 한 해를 보내고 싶네요.(웃음)
기광 매년 12월 31일은 모든 가수에게 기억에 남는 날이에요. 그날 밤엔 MBC <가요대제전>이 열리니까요.
거기서 4년째 새해를 맞이했는데 또 그날이 돌아온다고 하니, '시간이 참 빠르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여하튼 연인, 가족, 솔로인 분들은 친구들과 행복하게 남은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설레는 마음으로 활기차게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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