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722 용준형 All By Myself 용준형의 홀로서기 (2014.08)
All By Myself
용준형의 홀로서기
비스트로 사는 용준형은 홀로되고 싶지 않으면서 홀로 설 준비를 거듭한다.
‘아이돌 가수의 짧은 수명’이라는 위기의식은 억척스레 음악을 창조하게 만드는 에너지로,
내일의 무기를 마련할 기회로 재생산한다.
Q. 팬덤마다 색깔이 있던데 용준형바라기의 성격은 어떤가 일단 강하다. 내가 생각하기엔.
세다는 뜻? 그치, 세다. 세야 남을 수 있거든. 내가 이미 사고(!)를 쳤기 때문에 지금까지 좋아해 주시는 거면 굉장히 센 분들이 맞다.
그리고 누나들이 주를 이룬다. 드라마 <몬스타> 이후로 아주머니 팬들도 많아졌는데 ‘준형 고모즈’라고 모임 이름이 재미있다.
Q. 용준형이 생각하는 아주머니의 나이 대는 어느 정도인가.
음, 아이돌을 좋아하기엔 좀 나이가 있으신 분들? 준형 고모즈 멤버 중엔 40대도 있고 더러 50대도 있다.
그 속에는 건강을 챙겨주시는 분과 아들처럼 걱정해 주시는 분, 진지하게 커리어에 대한 조언을 해주시는 분들이 고루 존재한다. 감사한 일이지.
Q. 다소 의외네.
요섭이나 기광이와 다르게 내 팬들이 주로 성인인 이유는 아마도 내가 동심(!)을 한 번 파괴했기 때문인 것 같다(웃음).
Q. 좀전에 비스트 데뷔 5주년 얘길 나눴는데 아이돌 그룹에게 5주년이란 어떤 의미인가.
우린 그냥 5주년이 됐네, 그런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5년 차 징크스를 넘었다’고 표현하더라. 아이돌 그룹이 5년 이상
활동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일 거다. 하지만 비스트 멤버들은 여전하다. 만 5년, 6년 차 이런 시간 개념을 떠나 할 일도 많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5년 차 징크스를 넘은 거면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면서 더 가열차게 나가야지.
Q. 활동하면서 잊지 않으려는 신념 같은 게 있나.
재미없는 대답이지만 초심? 신인 때의 열정이 답인 것 같다.
Q. 초기가 아닌 시점에 유지할 수 있는 초심이란 과연 가능할까.
그렇긴 하다. 갈수록 일이 편해지는 점도 있고, 귀찮은 마음도 생긴다. 신인 때는 시키는 건 무조건 해야 했지만
이젠 골라서 할 수 있는 일도 생겼고. 또 예전처럼 닦달하는 사람도, 잡아주는 사람도 없어진 게 사실이다.
그래서 활동의 텐션을 멤버들끼리 조율하면서 유지해 나간다. 뭐가 귀찮아 해야지, 그러면서.
Q. 가장 게으르고 빼는 멤버는 누군가.
난데(웃음). 솔직히 예능은 정말 못하겠다. 촬영장에 가봤자 못하고, 일단 잘 안 맞다. 이왕 하는 거면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좋기 때문에 못할 바에는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거다. 이번 미니 6집 앨범 활동 중엔 내가 제일 편했을 거다. 예능을 안 했거든.
Q. 사람들은 “준형이가 제일 컨트롤이 안 돼” 그러겠네.
회사에서 내 별명이 깡패였다. 컨트롤이 안 된다기보단 뭐랄까, 아닌 건 아니라는 주의? 그럴 땐 얘길 하는 거지. 못하겠다고.
변명을 하자면 할 수 있는데 투정부리는 게 아니라 못할 때만 그런다(웃음). 횟수가 그다지 많진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거라면 하긴 하지. 그러지 않아도 되는 건 확실하게 얘기하는 편이고.
Q. 오늘 이 화보 촬영도 못하는 영역에 있었던 건 아닌가.
못하는 건 맞는데 하고 싶고, 해야 하는 영역이라 생각해서 오히려 매니저 형에게 기회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스케줄만 괜찮으면 해야지.
앞으로도 마찬가지고. 하면서 늘어야 하니까. 사진 촬영은 꽤 어려운데 내가 모르던 나를 발견하게 되는 점은 재미있다.
Q. 살면서 하고 싶은 게 음악이었나.
예전부터 뭔가를 만들어서 남에게 보여주거나 들려주는 게 뿌듯했다. 데뷔 전엔 가사만 썼는데 혼자 끄적거리다 아, 잘했다 그러면서
혼자 좋아하길 반복했다(웃음). 데뷔 후엔 가사만 쓸 게 아니라 곡도 만들어야겠다 싶어서 처음 완성한 곡이 ‘프리즈’였다.
Q. 반응은 어땠나.
사장님이 “뭐 이런 걸 가져왔냐, 이게 좋다고 생각하냐” 그러시더라. 지금도 어리지만 당시엔 더 어렸던 터라 ‘여긴 정말 냉정한 사회구나’ 라는
생각과 동시에 ‘안 해, 안 한다고!’ 식의 투정 섞인 마음도 들었다. 현직 작곡가들도 한 번에 오케이 되는 사례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용기를 내서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지. 아, 생각해 보니 진짜 수정 많이 했다(웃음). 마스터링 후에 곡이 나왔을 땐 진짜 기분 좋더라.
스트레스 받았던 게 하나도 생각나지 않을 만큼. 그래서 계속해 온 거다.
Q. ‘멋있게 보이고 싶어서’라는 이유는 털끝만큼도 없었나.
그런 이유보단 하나쯤 나만의 무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요즘 작사, 작곡에 재능 있는 가수는 많지만
기초적인 단계에서 편곡까지 전 과정을 다 할 줄 아는 사람은 별로 없거든. 이왕이면 전 과정을 다 소화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다.
또 다른 이유는 내가 지금은 이름 있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니까 작곡가들이 트랙도 만들어주고 그러지 훗날 회사와 계약이 끝나고
인기가 식은 다음엔 과연 누가 나한테 곡을 줄까 싶은 생각도 있었다. 혼자 남더라도 제법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자 싶었지.
Q. 참으로 위기의식 강한 아이돌이다. 어째 그리 현실적인가.
비스트라는 팀 분위기 자체가 무척이나 현실적이다. 예를 들면 가요 프로그램에서 1위 트로피를 거머쥐고, 수만 명의 팬들이 모인 가운데
콘서트를 할 수 있는 팀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이 인기가 언제까지 갈지 거듭 의심한다.
오늘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얘기로 서로를 독려하기도 한다.
Q. 여전히 모든 수입은 똑같이 배분하나.
뭘 하든 똑같이 나눈다. 그리고 이 수익 배분 구조가 앞으로 나가는 힘이 되는 것 같다. 멤버가 나가서 고생하는 걸 아니까 다음은 내 차례
그러면서 뭔가를 하려 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거든. 서로에게 미안한 것도 있고 고마운 것도 있어서 시너지 효과가 있다.
음원 저작권료는 별도라고 그건 개인 생활을 포기하고 전념한 것에 대한 보상이니까.
Q. 지금까지 몇 곡 정도 썼는지 세어 봤나.
아니. 등록된 게 몇 곡인지는 협회 사이트에 가면 알 수 있는데 작업한 모든 곡을 세 본 적은 없다.
100곡은 넘을 것 같은데 아닌가, 70곡 정도?
Q. 요즘은 어떤 시기인가.
비스트 미니 6집 앨범의 국내 활동을 곧 마무리하고 일본 투어를 앞둔 시기. 개인적으론 재미있어서 시작한 곡 작업이 어느 샌가 일처럼 돼버린 시기?
듣는 사람의 취향 같이 눈치 볼게 많아지면서 순수했던 마음이 다소 약삭빨라진 것 같기도 하다. 중간 지점을 잘 찾아야 할 것 같은데
어쨌든 사람들이 들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드니까 이게 참 딜레마다. 요즘은 막연히 곡만 만드는 게 아니라 뮤직비디오처럼 그 곡을 들었을 때
떠올릴 만한 밑그림을 그려놓고 상상하면서 작업한다. 장면이 그려지는 노래를 만들고 싶거든. 그래서 영화를 장르 구분 없이 많이 본다.
머리가 아플 땐 낚시를 좋아한다. 자주는 못 가지만. 고기를 잡는 것보단 조용한 곳에서 배 타고 유유히 떠다니는 게 좋다.
베스 낚시는 작은 배를 타고 포인트를 훑으면서 다니거든. 비교적 조용한 성격이라 나랑 잘 맞다.
Q. 조용한 성격인지는 몰랐는데 예민해 보이긴 한다.
예민한 성격에다 절대 쿨하지 않다. 쿨하게 넘겼다가 다시 실수하는 것보단 맘에 담아두고 보완해 나가는 게 좋으니까.
그리고 멤버나 친한 친구들이랑은 왁자지껄하게 논다. 근데 안 친한 사람은 엄청 경계하는 편이다.
Q. 이렇게 유순하게 술술 말을 잘하는데도?
인터뷰는 물론 예외지. 사가지 없다는 평도 듣고, 냉정하고 건방질 것 같다는 오해도 받는다.
그러다 친해지면 “너 이런 얘였냐” 그러면서 많이들 놀란다. “사실은 너 진짜 싫어했었어”라는 고백도 자주 받고(웃음).
Q. 이야기하다 보니 ‘형들’만 자주 거론될 뿐 여성의 터치가 거의 없네. 섬세한 성격이 오히려 여자랑 잘 맞을 것 같은데.
누난 없나 남동생뿐인데…. 여성적 터치가 가미될 기회가 별로 없지. 쉬는 날 겹치면 무조건 보는 대상이 (김)희철 형이다.
워낙 위트 넘치는 사람이라 같이 있으면 재미있거든. 좋은 나이에 그러게. 좋은 나이인데 한창 살얼음판이잖아.
따라다니는 시선도 많고 뭔가를 시도하기가 힘들어지는 것 같다.
여자 만나는 게 범죄도 아니고, 잘못된 일이 아닌 건 분명한데 그 사실이 밝혀져서 팬들과의 믿음을 저버린 사람이 되면
인기와도 직결되고 한순간에 아티스트의 역량이 평가절하돼 버리니까…. 그런 점이 안타깝지.
Q. 그래도 후회는 없지?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여건이 된 것만으로도 후회는 없지만 아쉬움은 약간. 예전엔 노래하고 춤만 추면 된다고 생각했던
가수의 세계가 하나의 사회가 되고 각종 의무들이 팽창하면서 버거울 때가 있다. 특히 ‘중소기업’ 출신들은 더 힘들고(웃음).
Q. 대형 기획사에서 시작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드나.
그렇긴 한데 그보단 우리 회사가 더 강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앞서지(웃음).
Q. 언젠가 나만의 회사를 꾸리고 싶은 바람도 있겠네.
막연하게나마 생각은 하고 있다. 내 사람들이랑 재미있게 한번 운영해 보고 싶다는 생각 정도.
나는 현실적이고 위기의식이 강한 아이돌 가수니까.
http://www.elle.co.kr/article/view.asp?MenuCode=en010302&intSno=1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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